🐬제주 바다에 돌고래가 산다고?─두 여성 행동생태학자가 들려주는 돌고래 이야기

2017년 가을 어느 날, 대학원 동기들과 일본 코시마섬에 들어가기 위해 썰물에 드러난 모랫길을 걷고 있었다. 섬에 도착 후 아슬아슬한 절벽을 지나 섬을 반쯤 돌았을 때 보인 작은 해변에서 우리를, 아니 우리가 들고 온 먹이를 기다리는 일본원숭이들과 마주쳤다. 1948년부터 이 작은 섬에서 일본원숭이 행동 연구가 진행되었다. 지금은 연구윤리 문제로 그때와 같은 방식으로 연구할 수 없겠지만, 그때는 약 20마리 정도 되는 일본원숭이들에게 고구마와 곡물을 제공하며 연구자들은 그들의 생김새를 외우고 복잡한 사회 구성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일본원숭이 연구를 시작한 지 5년쯤 되었을 때, 11살 반 된 암컷 원숭이 이모(Imo)가 자신에게 주어진 고구마를 물이 흘러나오는 곳으로 가져가 고구마 껍질에 묻은 모래를 닦아 내는 행동이 관찰되었다. 이모는 모래가 씹히지 않는 편이 마음에 들었는지 고구마를 계속 물에 씻어 먹었고, 그 행동은 바로 옆에 있던 이모의 엄마와 가장 친한 친구를 시작으로 다른 어린 새끼와 암컷 들에게 아주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1958년까지 19마리의 어린 일본원숭이 중 15마리의 원숭이가 고구마를 먹기 전에 물에 씻어 먹는 모습을 보였다. 한 마리가 시작한 행동이었지만 1961년에는 어린 개체들부터 코시마섬의 거의 모든 원숭이들이 고구마를 씻어 먹고 있었다. 이 작은 해변에서 시작하고 발전한 문화가 몇 세대를 지나 2017년 우리가 코시마섬에 도착한 날까지도 지속되고 있었고, 나는 일본원숭이들이 고구마를 씻어 먹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1960년 코시마섬에서 일본원숭이 문화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무렵, 제인 구달은 그녀가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David Greybeard)라고 이름을 붙인 침팬지가 흰개미 언덕에 쪼그려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데이비드가 명확하게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이지 않았지만, 풀잎을 어딘가에 찔러 넣었다가 입으로 가지고 가는 것처럼 보였다. 제인 구달은 데이비드가 떠난 자리에 버려진 풀 중 하나를 언덕에 있는 구멍에 넣었다 빼냈고, 흰개미가 풀 끝을 문 채 매달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데이비드는 풀줄기를 흰개미를 ‘낚시’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발견 이후, 제인 구달은 데이비드 외의 다른 침팬지들도 잎이 많은 나뭇가지를 딴 후 구멍에 넣기 좋도록 나뭇잎을 벗겨낸 다음 흰개미 낚시를 하는 것을 확인했다. 제인 구달이 관찰한 침팬지들은 도구를 목적에 알맞게 가공하여 흰개미 낚시에 사용할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