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선생의 철학공부, 공부철학

글 : 강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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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철학 공부라면 글을 읽을 줄 알고, 조금의 집중력을 발휘할 시간이 있다면, 그리고 도움받을 동료의 모임이 있다면, 아카데미의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아도 일단 익힐 수 있는 장르라고 말이다. 아니, 그보다 일단 철학이라는 형태는 그런 훈련과는 원래 무관한 장르가 아닌가 생각하곤 한다. 좀 강하게 말하면 철학의 전문지식이라는 것은 정작 철학 행위 그 자체와 무관할지도 모른다. 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신 분들은 불쾌할 것이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물론 아카데미에서 생산해낸 교과서나 사전이 꽤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그게 없더라도 몇 가지 철학적 도구들-철학책과 필기도구만 있어도 철학을 공부하는 데 다른 특별한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나만 해도 철학을 공부하기 위한 훈련을 전혀 받아본 적이 없다. 뭐가 뭔지 잘 알지도 못한 채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야, 이거 정말 내가 철학을 공부하고 있는 거 맞긴 맞아?’라고 홀로 자문하곤 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니체, 마르크스, 푸코를 이렇게 공부하고 이해해도 되는 거야? 이건 너무 내 방식이고 심지어 너무 간단하잖아. 잘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