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선생의 철학공부, 공부철학

글 : 강민혁

한밤중에 잠을 자다가 목이 마를 때가 있어서 늘 물을 한 컵 떠놓고 잔다. 오늘도 한밤중에 한 모금 물을 마시고 다시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 갔다. 그러나 물을 마시고 다시 잠드는 게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니다. 그 순간부터 머리는 끈 끊어진 풍선처럼 둥실둥실 떠다닌다. 이러다가 내일을 다 망칠 것 같은 불길한 생각까지 더해져 가슴이 답답해진다. 도무지 이런 걸 억제할 수가 없다. 자기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잘 아는데, 그걸 막을 수 없을 때 정신은 참혹하다. 그럴 때면 방을 나가 부엌 의자에 앉아서 어두운 거실을 내려다본다. 어떤 재즈 무대가 천장을 뚫고 내려와 선(禪)을 방불케 하는 보다 높은 차원의 즉흥연주를 하지는 않을까. 그런 것들을 상상하며 피곤해지기를 기다리다가 다시 침대로 돌아가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