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에 돌고래가 산다고?─두 여성 행동생태학자가 들려주는 돌고래 이야기

마크의 연구원2는 음향을 이용한 돌고래의 의사소통(Acoustic communication)을 연구하고 싶다는 큰 꿈을 꾸면서 제주도에 처음 발을 디뎠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아직 의사소통 연구를 시작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휘슬(whistle)을 비롯한 남방큰돌고래의 음향 특성에 대한 연구를 시작으로 차근차근 소리 연구를 진행하고 확장해 나가고 있다.

돌고래는 물속이라는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서로 소통하고 주변 환경을 인지하기 위해 소리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빛과 소리는 물속이라는 환경에 들어오는 순간 공기 중에서와는 다르게 움직인다. 햇빛은 해수면에 닿는 순간부터 물에 흡수되기 시작해 수심 약 10m까지 내려가면 가시광선의 에너지 50%가 흡수된다. 바닷속 약 40m 정도를 지나면 가시광선 중 빨간색을 띠는 영역은 거의 모두 흡수되고 파란색과 초록색만 남는다. 100m 이후부터는 파란색만 보이며 약 1%의 에너지만 남게 된다. 해가 떠 있는 낮 시간에도 돌고래가 서식하는 바닷속 시야는 온갖 부유물로 인해 공기 중에서처럼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돌고래는 햇빛에 의존할 수 없는 밤에도 활동한다. 그렇다면 소리는 어떨까? 소리는 공기 중보다 바닷물에서 약 4.5배 빠르게 전달되며 더 멀리까지 전달된다. 그런 이유로 돌고래는 빛보다 소리에 더 많이 의존하여 소통하고 주변 환경을 인지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